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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군은 동급생인 유럽 마피아 조직 집안의 아들로부터 강권을 받아 범행했다.”
5일 오전 10시 인천지방법원 형사법정. 마약밀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모군의 변호인은 “그 학생이 어떤 존재이고 피고인에게 어떤 영향을 줬는지 (법정에서) 설명하고 싶은데 너무 무서운 존재여서 아직 자료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검찰이 “해외에서 7억원대 마약을 국내로 밀수하려 했다”는 김군에 대한 공소내용을 밝힌 뒤였다.
김군의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인정한다. (검찰 측) 증거도 모두 동의한다”면서도 “이번 사건의 윗선인 두바이의 외국 학생을 수사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검찰이 현재 수사하고 있는지 공판 검사가 확인을 좀 해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유럽 마피아 개입설을 주장한 김군은 열여덟살이다.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한 국제학교에 재학중인 김군은 지난 5월 26일 케타민 약 2900g(시가 약 7억4000만원)을 펜케이크 기계에 숨겨 독일로부터 밀수입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 상 마약 밀수)로 법정에 섰다. 검찰에 따르면 김군은 지난 5월 초 메신저 대화에서 한국에 있는 중학교 동창 박모(18)군에게 “케타민을 들여오면 최소 8000만원이 너에게 떨어진다”며 마약을 밀수하자는 제안을 했다. “해외에서 케타민을 소매가로 사서 한국에 들여오면 최소 7배의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말에 박군은 혹했다고 한다. 둘은 김군이 부모님을 따라 두바이로 떠난 뒤에도 꾸준히 연락해온 사이였다. 이후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알게 된 김모(30대)씨가 공범으로 합류했다.
펜케이크 속에 케타민 숨겨 반입
김군은 먼저 국내에 있는 박군과 김씨로부터 수취지 정보와 개인통관고유부호를 건네받았다. ‘위험 분산’을 위한 전략으로 검찰은 추정했다. 김군이 SNS를 통해 신원미상의 마약 판매상에게 정보를 전달하자 독일에 있는 마약 판매상이 한국으로 보낼 케타민 2900g을 준비했다. 약 6만명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양이었다. 이들은 발송 당시 이들은 팬케이크 기계를 이용했는데 기기 내부를 들어낸 뒤 그 공간에 포장된 케타민 뭉치를 넣은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5월 19일 독일세관에 꼬리를 잡혔다. 독일세관의 공조요청을 받은 한국 관세청은 검찰과 함께 수취인과 수취지 정보를 분석했고 박군을 밀수입자로 특정했다. 일주일 뒤 인천공항으로 화물(팬케이크 기계)이 들어오자 검찰은 5월 30일 박군이 자택에서 화물을 수령하는 순간 마약 밀수 혐의로 체포했다. 박군의 휴대전화를 포렌식 해 김씨가 공범이란 사실을 확인한 뒤 6월 8일 김씨를 울산 자택에서 체포했다. 이들은 각각 6월 15일과 27일 구속기소됐다. 박군과 김씨는 마약 관련 전과는 없었지만, 폭행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력이 있었다고 한다.
남은 건 두바이에 있는 김군이었다. 검찰과 세관은 보안을 유지하면서 체포영장을 받아둔 채 김군이 귀국하기를 기다렸다. 수사 당국은 지난 7월 8일 방학을 맞아 엄마와 함께 귀국하는 김군을 인천국제공항에서 체포했다. 김군은 두바이의 명문 국제학교에서 모범생으로 여겨진 터라 당시 주위에선 의외라는 반응이 나왔다고 한다. 김군은 검찰 조사에서 “두바이에 있는 동급생인 유럽 마피아 조직의 아들로부터 강권 받아서 범행에 가담했다”고 주장했지만, 관련 증거는 제출하지 않았다고 한다. 다만 김군이 케타민을 사들이는 데 들었을 1억원 안팎의 돈의 출처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검찰 관계자는 “마피아 개입설은 신빙성이 약하다고 보고 있다”며 “현재까지 김군 등의 범행에 추가 인물이 개입된 정황은 파악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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