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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2 군사반란 다룬 '서울의 봄
김성수 감독 "악당 두목 황정민, 매력 차단"
"젊은 관객들이 많이 보고 찾아봤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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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봄' 김성수 감독 /사진=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서울의 봄'은 인생의 숙제와 같은 작품입니다. '내가 잘 표현할 수 있을까', '이렇게 좋은 배우들을 두고 잘못하면 욕먹는데' 하면서 부담스러웠죠. 제 원대한 포부는 젊은 관객들이 이 영화를 보고 역사를 찾아봐 주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김성수 감독이 연출한 영화 '서울의 봄'은 1979년 12월 12일 수도 서울에서 일어난 신군부 세력의 반란을 막기 위한 일촉즉발의 9시간을 그린 영화다.
김 감독은 "제가 생각하는 12.12는 '악당의 탄생일'이라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감독은 고등학교 3학년 시절 한남동 자택에서 밤하늘에 울리는 총성을 들었다고 했다.
정승화 육군참모총장이 전두환 당시 보안사령관을 중심으로 한 군내 정치 사조직 하나회에 납치되는 소리였다.
이 사건은 그에게 평생 잊지 못할 기억이 됐고 44년 후 '서울의 봄'으로 탄생했다.
2019년경 '서울의 봄' 시나리오를 접했다는 김 감독은
"시나리오가 정말 좋았지만, 전두환 위주로 된 이야기였다. 주변 사람들에게 보여줬더니 '반란군의 승리의 기록' 중심이라며 악당인 주인공이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지 않냐고 하더라. 고민 끝에 내가 다시 고쳐보겠다고 했다"
고 밝혔다.
영화는 1979년 10월 26일 박정희 대통령 암살 사건으로 시작된다.
보안사령관 전두광(황정민)은 합동수사본부장에 임명됐고 계엄사령관 정상호(이성민)는 투철한 군인 정신을 지닌 이태신(정우성)에게 수도경비사령군을 맡긴다.
전두광은 9사단장 노태건(박해준)의 도움을 받고 정상호를 박 대통령 암살 사건에 엮어 전방 부대를 서울로 끌어들여 군을 장악할 음모를 꾸민다.
이때 수도경비사령관 이태신이 강하게 반발하며 서울 시내에서 대규모 무력 충돌이 벌어질 일촉즉발의 위기로 치닫는다.
이 영화는 실화를 모티브로 했지만, 핵심 인물과 디테일한 이야기는 과감히 창작해 영화적 상상력을 발휘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9시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중요한 분들이 쉽게 행동했기 때문에 내 20대가 이렇게 됐구나 하는 생각에 너무 속상했어요. 너무 중요한 상황에 중요한 사람들이 모여 너무 함부로 결정했다는 것. 실제로 그런 일이 벌어졌을 때 자신의 영달, 본능에 의해 결정하는 선한 사람, 탐욕스러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영화 캐스팅이 한창이던 2021년 11월 23일 전두환 전 대통령이 사망했다.
김 감독은 "인간으로 태어나 죽는다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라며 "모든 죽음은 덧없고 초라하다. 이 영화가 그 사람만을 겨냥한 이야기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의 사건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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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봄' 김성수 감독 /사진=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권력 찬탈을 위해 군사 반란을 일으킨 보안사령관 전두광 역은 황정민이, 반란군의 대립각에 서는 수도경비사령관 이태신 역엔 정우성이 열연했다.
황정민은 4시간에 걸친 특수효과 분장을 통해 역사 속 '그 사람'의 모습으로 나타났다고.
"
제일 두려웠던 것이 캐스팅이었어요. 악당은 매력이 있어야 하는데 이 영화의 악당 두목은 매력적이면 안 됐죠. 이 영화를 만든 이유가 사라져 버리니까요.
하지만 황정민의 연기를 보고 마음을 놨어요. 황정민 본인이 캐릭터의 인간적인 요소를 차단하더라고요. 저 경지에 도달한 배우는 이것까지 차단하는구나 생각했죠. 영화를 보면 황정민이 연기는 잘하고 강력하고 카리스마 넘치지만, 매력적으로 보이거나 그렇지 않아요. 현장에서도 전두광으로 앉아있었고요."
이태신 역의 정우성은 김 감독과 긴 인연을 가지고 있다.
그를 스타로 만들어준 영화 '비트'(1997)부터 '태양은 없다'(1998), '무사'(2001), '아수라'(2016)까지 호흡을 맞춘 것이다.
김 감독은 정우성의 선한 이미지를 이태신에게 투영했다.
"정우성과는 협업하는 느낌이 강해요. 아이디어를 내오라고 하고, 정우성도 의견을 많이 냈죠. 영화 초반에는 그랬는데 중반으로 넘어가면서는 달랐어요. 이태신이 고립될 때부터 고독할 정도로 외롭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정우성이 외로움을 가장 잘 연기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그의 마음속에 외로움이 있는지 없는지 모르지만 다른 사람이 넘볼 수 없는 분위기가 있죠."
황정민, 정우성 외 출연 배우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육군참모총장 정상호 역엔 이성민, 전두광의 친구이자 군사 반란의 동조자 9사단장 노태건엔 박해준, 헌병감 김준엽은 김성균이 출연했다.
정만식, 정해인, 이준혁이 특별 출연해 짧은 등장임에도 강렬한 임팩트를 줬다.
"'D.P.'를 봤는데 정해인을 완전 좋아하게 됐어요. 한준희 감독에게 좀 부탁했고, 3회차를 찍게 됐죠. 김성균은 '무빙'을 하고 계실 때라 삼고초려를 해서 어렵게 모셨어요. 이준혁은 아주 작은 거라도 하겠다고 해서 출연하게 됐어요. 액션을 되게 잘해서 길게 찍었는데 영화가 너무 길어 최종적으로 덜어내게 됐죠. 미안하다고 했지만 그는 전혀 상관없다며 영화가 훨씬 중요하다고 했어요."
영화가 공개된 후 김 감독은 "인생의 숙제를 푼 기분"이라고 했다.
"12.12를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기보다 다큐멘터리와 드라마 중간 어디에서 관객이 당시 상황을 옆에서 보는 듯한 느낌을 주려고 했어요. 관객이 전두광, 이태신의 옆에서 보고 '나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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