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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세가 밀려 전기가 끊기기 직전이라고 통사정하는 탓에 2000만 원을 빌려줬는데, 그대로 튈 줄야…."
서울의 한 재래시장이 ‘발칵’ 뒤집혔다. 이웃 상인들에게 적게는 200만 원부터 많게는 1억 원까지 빌린 한 식당 사장이 보름 전쯤 ‘야반도주’하면서다. 일부 피해 상인들이 "지역 노인들에게 무료 식사를 나눠줘 구청에서 표창장까지 받은 사람이었는데 뒤통수를 맞았다"며 경찰에 고소하면서 경찰도 수사에 나섰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강동구 암사시장 인근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박모(65) 씨에 대한 고소장 2건이 접수돼 박 씨를 사기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1일 밝혔다. 고소장에는 지난해 10월 "사정이 급하니 돈 좀 빌려달라"는 박 씨에게 돈을 빌려줬다가 돌려받지 못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고소장에 적시된 피해액은 총 7000만 원이지만, 피해 상인들에 따르면 피해 규모는 20여 명, 총 5억 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5월쯤부터 한식당을 운영해온 박 씨는 가게 확장 공사와 생계 등을 이유로 이웃들로부터 돈을 빌리기 시작했다. 시장 상인은 물론 손님, 야쿠르트 배달원까지 박 씨 주변인 대다수가 포함돼 있다는 게 상인들의 설명이다. 박 씨에게 1억 원을 빌려줬다는 A(69) 씨는 "박 씨에게 식당 포기 각서까지 받았는데, 실질적인 효력이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단골 손님 B(62) 씨도 "전기세는 물론 식당 식자재비를 대신 결제해준 적도 있다"고 한탄했다. 암사시장은 130여개 점포가 입점한 소규모 재래시장이다. 박 씨가 운영하던 한식당은 현재 식기 등이 널브러진 채 텅 비어있다.
피해자들은 박 씨의 착한 심성을 믿고 돈을 빌려줬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지난 5월 어버이날에는 지역 노인 200여 명을 모아 삼계탕 나눔 행사를 열면서 이웃들에게 ‘좋은 사람’이라는 평판을 얻었다고 한다. 이 행사로 박 씨는 지역사회발전에 기여했다며 강동구청, 강동구의회, 국회의원 등으로부터 표창장까지 받았다. A 씨는 "지금 생각하면 그게 다 사기를 위한 사전작업이 아니었다 싶다"며 가슴을 쳤다. 박 씨와 20년 넘게 동거해왔다는 C(75) 씨는 "이전에도 3∼4번 채무 관계 탓에 야반도주를 한 이력이 있다"면서 "이번에는 내 번호조차 차단한 것을 보니 영영 떠난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씨에게 수 차례 연락을 해봤지만, 응답은 없었다.
http://n.news.naver.com/mnews/article/021/0002608327?sid=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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