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112640.html
[단독] 검찰청 옆 은행서 수백만원씩 입금한 부장검사, 특경비 유용?
등록 2023-10-18 16:16 수정 2023-10-19 08:52
검찰이 기밀이 요구되는 수사·정보수집 활동에 써야하는 특수활동비(특활비)를 유용하고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가운데, 이른바 ‘스폰서 검사’ 김형준 전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수단장(부장검사)이 한달 수백만원 상당의 특활비나 특정업무경비(특경비)를 사적으로 이용한 정황이 드러났다.
18일 한겨레가 김형준 전 부장검사의 재판기록 등을 취재한 결과를 종합하면, 김 전 부장검사는 ‘스폰서 검사’ 사건으로 재판을 받던 2016년 12월 법원에 낸 ‘사실조회신청서’에 “2015년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수단장 재직 당시 월 200만원 내지 400만원을 특정업무경비로 지급 받았다”며 “해당 현금을 사적 관계인에게 지급하는 등 개인적인 용처에 사용했다”고 밝혔다. 김 전 부장검사는 고교동창인 ‘스폰서’ 김희석씨에게 돈을 받은 게 아니라는 것을 소명하기 위해 평소 특정업무경비를 사용했다는 내용의 서면 신청서를 작성·제출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공판 과정에서 검사가 ‘횡령을 자인하는 것인가’라고 물었고, 김 전 부장검사는 신청서를 철회했다고 한다.
당시 김 전 부장검사 은행 계좌에는 현금 수백만원이 비정기적으로 들어온 내역도 발견된다. 2012년 김 전 부장검사 계좌를 보면, 김 전 부장검사가 검찰청사 옆 법원 건물 은행에서 많게는 천만원, 적게는 200만원을 본인 계좌에 한두 달 단위로 입금한 흔적이 보인다. 계속해 2014년까지 많게는 800만원 적게는 100만원가량의 현금이 검찰청과 인접한 법원 청사 은행 등에 비정기적으로 수차례 입금되는 내역도 찾아볼 수 있다. 앞서 탐사보도 전문매체 뉴스타파는 일부 특활비가 검사들에게 현금 형태로 월급처럼 정기지급된다고 보도한 바 있다.
김 전 부장검사가 횡령하거나 유용했다고 의혹이 이는 자금은 특활비 내지 특경비로 추정된다. 특활비는 ‘기밀 유지가 요구되는 정보 및 사건 수사’ 등에 쓰이며 통상 현금으로 먼저 선지급된다. 특히 영수증 제출이 필요 없어 유용 의혹이 계속 나오고 있다. 특경비는 수사 등 특정 업무수행에 소요되는 경비 충당을 위해 쓰이는 돈이다. 사용 내용을 증빙해야 하지만, 특수한 경우에는 지출 내역만 기재해도 돼 ‘제2의 특활비’로 통용된다. 하지만 특활비와 특경비 모두 개인 용도로 사용하면 불법이다.
스폰서로 지목되어 온 김씨는 19일 오후 2시께 김 전 부장검사를 업무상 횡령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할 예정이다. 김씨의 법률 대리인 권준상 변호사는 “김 전 부장검사가 근무지에 있는 법원 은행 지점에 현금을 무통장 입금했고, 해당 금액을 사적으로 썼다고 보이는 자료를 발견해 고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전직 검사는 공수처가 기소할 수 있는 대상에 포함된다. 한겨레는 김 전 부장검사의 해명을 받기 위해 그의 변호인에게 여러 차례 연락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앞서 공수처는 지난해 3월 김 전 부장검사가 2016년 변호사인 피의자의 수사 편의를 봐준 대가로 1100만원 상당의 금품과 향응을 받았다며 뇌물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지난 11월 김 전 부장검사에게 무죄를 선고해 항소심이 진행되고 있다. 김 전 부장검사는 김씨에게 현금 3400만원과 향응 2400만원 상당을 받은 혐의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확정받은 바 있다.
전광준 기자 [email protected]
https://www.hani.co.kr/arti/opinion/because/1112686.html
언론, 부동산정책 분석하듯 기후대응 기사 쏟아내야
등록 2023-10-18 19:08 수정 2023-10-19 02:39
[왜냐면] 강지선 | 한국교통방송(TBN) 피디·서울대 환경대학원 박사과정
라디오 피디로 일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을 하나 꼽는다면, 기후 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쉽게 풀어보려 했던 ‘강지선 피디(PD)의 지구살이’를 제작했던 일이다. 자료를 찾아 대본을 쓰고 직접 출연하며 25편을 오롯이 혼자 만들어냈다는 자부심도 있고, 한국방송대상 작품상을 비롯해 귀한 상들을 많이 받았다는 성취감도 있기에 ‘강지선 피디의 지구살이’는 개인적으로 애착이 가는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이 프로그램이 잊히지 않는 또 다른 이유는 청취자들의 반응 때문이다. 새로 알게 된 정보들이 유익하다는 긍정적 반응이 대부분이었지만, 기후위기의 핵심에서 비껴간 반응들도 상당했다.
탄소중립, 위장 환경주의, 재생에너지 등의 이야기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이런 정보를 생소하게 받아들이는 느낌이었다. 탄소중립이나 수소 연료에 대한 주제를 다뤄도, 반응은 늘 ‘에코백을 사용하고 있다’거나 ‘재활용 분리수거를 철저히 하겠다’거나 개인 컵 사진들을 자랑스레 인증하는 데 그치는 게 왠지 시원치 않았다. 그것 모두 중요한 일이지만, 탄소중립을 실천하기 위한 핵심은 아니다. 재활용의 생활화나 일회용품 사용 자제만으로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할 수 없고, 2030년까지 지구 평균온도 상승 1.5도 선을 지켜낼 수 없기 때문이다.
한국환경연구원의 2022년 국민환경의식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72%는 티브이(TV)나 라디오, 신문, 온라인 뉴스 등 언론보도를 통해 환경에 대한 정보를 접하고 있다고 응답했지만, 환경에 대한 정보가 충분하다는 의견은 13%에 불과했다. 반면 환경 정보가 부족하다는 의견은 37%로 충분하다는 의견의 약 세 배에 달했다. 해마다 국민의 기후위기 의식은 높아지고 있지만, 관련 정보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이다. 환경문제에 대한 특집기사나 콘텐츠의 양은 이전보다 눈에 띄게 늘었지만, 국민 대다수는 여전히 기후 비상사태 앞에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를 묻고 있다.
언론이 제공하는 기후위기에 대한 정보는 ‘비가 많이 온다’ ‘날이 너무 뜨겁다’ ‘꽃이 해마다 더 일찍 핀다’ 등에 그쳐서는 안 된다. 탄소중립을 위해 필요한 정책은 무엇인지, 다른 나라에 견줘 우리나라의 기후대응은 어떤 상태인지, 우리나라의 기후대응정책으로 감수하게 될 경제적 손실이나 취하게 될 이득은 어느 정도인지를 말해야 한다. 어떤 기업이 기후대응 흐름에 역행하고 있는지, 우리 정부는 기후 비상사태의 세계적 흐름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는지, 보다 실질적이고 분석적인 정보들이 지금보다 더 많이 필요하다. 마치 부동산정책 분석기사를 내듯 기후대응정책 분석기사도 쏟아내, 국민이 판단할 거리를 계속 폭넓게 제공해야 한다. 적어도, 누군가가 ‘재활용하고 일회용품 덜 쓰면, 그걸로 환경을 위해 내가 할 일은 다 했다’고 착각하게 해서는 안 된다. 그건 언론이 기후위기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지 않았다는 방증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강지선 피디의 지구살이’를 제작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청취자는 토머스 맬서스의 인구론을 매주 언급했던 사람이다. 환경문제는 인구과잉 때문에 발생했으니, 인구수를 조절해야 환경문제도 해결된다는 입장이었다. 내 생각은 다르다. 문제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가 아니라 ‘기후위기의 심각성과 탄소중립 실천의 중요성을 알지 못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다. 그 책임은 언론에도 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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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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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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