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hani.co.kr/arti/culture/culture_general/1118968.html
‘서울의 봄’ 140분 순삭…그들이 n차 관람 나서는 까닭
등록 2023-12-04 14:17 수정 2023-12-04 19:28
개봉 12일 465만 돌파…흥행공신은 20~30대
12·12 군사반란을 그린 ‘서울의 봄’(김성수 감독)이 개봉 2주차에 관객이 더 늘어나는 ‘역주행’을 하면서 흥행세에 불이 붙고 있다. 지난달 22일 개봉 이래 둘째 주말인 12월2~3일, 전주보다 16만명 더 많은 137만8000여명을 동원하면서 누적 관객 465만5000여명을 기록했다(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2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세대에서 고르게 지지를 받으며 엔(n)차 관람도 늘고 있어 올해 두 번째 천만관객 달성도 점쳐진다.
‘서울의 봄’ 흥행세에 불을 때운 건 예상을 뛰어넘은 20~30대 관객의 지지다. ‘서울의 봄’은 개봉 전 영화가 공개됐을 때 극적 완성도는 뛰어나지만 무거운 역사를 다룬 소재와 주요배역들의 중장년 캐릭터가 젊은층을 잡아끌 수 있을지 회의적 시선이 많았다.
하지만 멀티플렉스 씨지브이(CGV) 관객 분석을 보면 개봉 직후부터 20~30대가 56%로, 주요 관객층으로 예상했던 40~50대(40%)보다 훨씬 많았다. ‘서울의 봄’ 제작사 하이브미디어코프의 최은영 이사는 “개봉 전 모니터 시사를 했을 때 긴박감 있는 전개 때문인지 젊은 관객들이 몰랐던 역사적 사실을 어려워하기보다는 큰 흥미를 보였다”며 “개봉 전 예고편을 순차적으로 공개했을 때도 예상보다 빨리 퍼져나갔고 전두광(황정민) 얼굴이 공개된 마지막 예고편의 온라인상 반응이 커서 젊은 관객들의 관심을 어느 정도 기대는 했다”고 말했다.
“손톱 다 뜯고, 머리 쥐어뜯고, 한숨 오백번 쉬고 나왔다”는 한 커뮤니티 댓글처럼 관람 이후 스트레스를 털어놓는 반응이 쏟아지고 있지만 그만큼 몰입도 강한 전개가 젊은층을 끌어들인 요인으로 꼽힌다. 올 여름 개봉한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파트1’처럼 속도감 있는 액션영화조차 10~20대 관객들에게는 지루하다는 평이 쏟아졌지만 ‘서울의 봄’은 시시각각 사건의 추이가 급박하게 바뀌면서 한 순간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어 2시간20분의 긴 러닝타임이 ‘순삭’한다는 게 관객들의 평가다.
영화를 보면서 느낀 답답한 마음과 새롭게 알게 된 역사적 사실을 다른 이들과 공유하고 싶어하는 움직임도 20~30대를 움직이는 ‘입소문’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씨지브이가 영화를 본 관객에게 추천하고 싶은 정도를 조사하는 ‘순추천 지수’에서 ‘서울의 봄’은 지금까지 최고점을 기록했던 ‘탑건: 매버릭’에 육박하는 점수를 올렸다.
황재현 씨지브이 전략지원 담당은 “주말이 끝난 월·화요일에는 관객 수가 뚝 떨어지는 게 일반적 현상인데 ‘서울의 봄’은 드물게도 20만명대를 유지하고 있다”며 “다른 영화보다 영화를 보고 전에는 몰랐던 사실이나 느낀 점을 함께 이야기하고 싶어하는 반응이 특히 강해 높은 순추천지수와 엔차 관람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더쿠’ 등 젊은층이 주로 이용하는 커뮤니티에서는 당시의 역사적 사실이나 영화에 등장했던 실제 인물들을 그래픽으로 만들어 올리거나 반복 관람 뒤 새로 발견한 영화 속 ‘티엠아이’(TMI·소소한 정보들)를 공유하는 글들이 호응을 얻고 있다. 영화를 보면서 치솟은 심박수를 인증해 소셜미디어에 올리는 챌린지도 20~30대 사이에서 유행하며 영화의 흥행에 톡톡히 기여했다.
이 영화는 개봉 12일 만에 손익분기점 450만명을 넘기면서 ‘범죄도시3’에 이어 천만관객을 돌파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지난 5월31일 개봉한 ‘범죄도시3’은 개봉 전 대규모 사전 시사 형식으로 50만명 가까이 미리 동원하고 6월6일까지 징검다리 휴일까지 적극 활용하며 개봉 일주일 만에 박스오피스 600만명을 기록했다. ‘서울의 봄’은 이에 미치지 못하는 속도지만 개봉 8일차부터 관객수가 급감한 ‘범죄도시3’과 달리 상승곡선을 그리는 중이다. 또 이달 20일 개봉하는 ‘노량: 죽음의 바다’ 개봉 전까지 경쟁 대작이 없고, ‘12세 관람가’인 덕에 기말고사 기간에 맞춰 중학교 단체관람도 늘고 있어 극장가에선 800만명에서 1천만명까지 흥행 성적을 내다보고 있다.
김은형 선임기자 [email protected]
https://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1118984.html
세수 펑크에 시·도 교부세도 9조↓…경북 1.7조 최대 폭 감소
등록 2023-12-04 15:35 수정 2023-12-04 19:39
올해 국세 수입이 지난해 말에 짠 본예산에 견줘 약 60조원 부족(세수 결손)해지면서, 17개 시·도의 주요 재원인 보통교부세 수입도 예산보다 9조원(13.7%)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공개한 17개 시·도(시·군·구 포함)의 ‘정리 추가경정예산안(추경)’ 분석자료를 보면, 올해 중앙정부가 걷어 시·도에 교부하는 교부세가 지난달 16일 기준 57조1천억원으로 파악됐다. 시·도로 가는 교부세는 내국세의 19.24% 중에서 97%가 자동 할당된다. 정리 추경안이란 한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올해 애초 예산과 다르게 진행된 사업 또는 세입 변경 등을 반영해 지방의회에 제출한 최종 예산안을 뜻한다.
17개 시·도의 정리 추경안상 교부세 수입 예산액 57조1천억원은, 애초 올해 본예산 기준으로 행정안전부에서 각 지방자치단체에 보내기로 했던 66조1천억원에 견줘 13.7%(9조원) 적은 규모다. 시·도별 감소폭을 보면, 경북이 1조7천억원, 강원이 1조2천억원, 경남이 1조1천억원, 전남이 1조1천억원 등 1조원 이상 줄었다.
각 지방자치단체가 걷은 지방세도 줄었다. 지방세 세입 최종 예산안이 확정되지 않은 제주를 제외하고 16개 시·도의 올해 지방세 수입 예산은 총 108조6천억원으로, 애초 올해 본예산에 견줘 4.3%(4조9천억원) 줄었다.
수입 부족에 각 지자체들은 지방채를 발행하거나 기금에서 돈을 빌려 대응했다. 올해 지방채를 발행한 광주·대전·경기·충남·전북 등 5개 시·도의 발행 규모는 총 2449억원이다. 대구·인천·광주·경기 등 11개 시도는 지역개발기금이나 재정안정화 기금 등에서 총 1조5천억원을 차입했다.
최하얀 기자 [email protected]
https://www.hani.co.kr/arti///1118992.html
6000㎞ 밖 남태평양서 ‘유골 귀환’…강제동원 피해자 8만명은?
등록 2023-12-04 16:14 수정 2023-12-04 16:32
고 최병연씨 81년 만에 미 국방성 한국계 박사 제보로 성사
조선인 미귀환자 8만명…일본 정부는 자국민만 유전자 확인
일제 군속(군무원)으로 강제동원돼 남태평양 타라와섬에서 숨진 고 최병연씨의 유해가 80년 만에 고향 영광으로 돌아왔다. 광주·전남 시민들은 아직 돌아오지 못한 희생자 1100여명의 조속한 봉환과 함께 일본의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전농 영광군농민회, 영광군여성농민회는 4일 전남 영광군 영광문화예술의전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일본 정부는 고향 땅에 묻히지 못한 강제동원 피해자 유해를 즉각 돌려주고 사죄·배상하라”고 촉구했다.
시민모임은 “전쟁 야욕에 불탄 일본은 과거 식민지 조선에서 수많은 젊은이를 전쟁터로, 각종 공사 현장으로 강제로 끌고 갔다”며 “한국에서 6000㎞ 떨어진 키리바시공화국 타라와에는 당시 조선인 1200여 명이 강제동원돼 섬을 요새화하는 작업에 투입됐고 일본과 미국과의 전투에서 희생됐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1918년생인 최씨는 24살이던 1942년 11월 아내, 두 아들을 남겨둔 채 남태평양 타라와에 끌려가 꼭 1년 만인 1943년 11월25일 미군과의 전투과정에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태평양전쟁희생자 광주유족회를 이끌다 2021년 102살로 별세한 이금주 회장의 남편(고 김도민)도 이때 숨졌다”고 덧붙였다.
시민모임은 “최씨가 뒤늦게 유골로라도 가족들 품으로 돌아온 것은 다행이고 기적같은 일이지만 이 과정에 이르기까지 일본 정부의 성의나 노력은 없었다”며 “이번 경우도 미 국방성 전쟁포로·실종자 확인국(DPAA)의 발굴작업에 참여한 한국계 박사의 제보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시민모임은 일제강점기 오키나와, 남태평양, 동남아시아 등에 끌려간 뒤 돌아오지 못하고 숨진 강제동원 피해자는 군인·군속 2만2천명, 노무자 1만5천명 등 최소 8만여명으로 추정했다. 그동안 일본과 사할린 등에서 일부 봉환된 유골은 있었지만 태평양 지역에서 돌아온 조선인 유해는 이번이 처음이다.
시민모임은 “일본 정부는 2016년 ‘전몰자 유골수집 추진법’을 제정해 제2차 세계대전 전몰자 유골을 발굴하면 유전자 대조를 거쳐 유족에게 인도하고 있지만 일본인만 대상으로 하고 있다”며 “전범국 일본은 강제동원 피해자 유골을 발굴해 조속히 가족 품으로 돌려주고 사죄와 배상을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타라와 전투는 미군이 태평양전쟁 중 벌인 최초의 대규모 상륙전으로, 미군 3만5천여명과 일본군 4800여명(군무원 2200명 포함)이 맞붙어 각각 1700여명, 4700여명이 숨졌다. 미 국방성 전쟁포로·실종자 확인국 누리집을 보면 일본쪽 사망자 중 한국인 희생자는 1100여명이다.
이날 행정안전부는 영광에서 최씨의 추도식과 귀향식이 열었다. 최씨의 유해는 가족 선산에 안장됐다.
김용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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